Should you spend money first to avoid getting caught up in the free agency frenzy?
올해 초였다. KT 위즈가 ‘깜짝 선택’으로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고영표와 5년 총액 107억원의 엄청난 조건에 비FA 다년계약 체결을 맺었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올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선수였고 시장에 나온다면 최대어로 꼽힐 투수였다. KT는 고영표는 ‘무조건 우리 선수’라는 전제 하에 ‘FA 시장에서 이기기 힘든 경쟁을 하는 것보다 거부할 수 없는 금액으로 미리 마음을 사로잡자’는 전략을 쓴 것이다. 포커 고영표가 올해 부상 등으로 고전하기는 했지만 팀에 잔류를 시켰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번 FA 시장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되돌아 볼때 KT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오버페이’는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는 듯 하다. 고영표보다 젊기는 하지만 선발로서 경기 지배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엄상백과 최원태가 각각 4년 78억원, 70억원에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5년 계약이기에 연 평균 21억4000만원. 엄상백의 19억5000만원, 최원태의 17억5000만원과 큰 차이는 없다.
올해는 판도를 바꿀만한 ‘S급’ FA가 없다는 평가 속에서도 선수들 몸값은 치솟았다.
야구계는 벌써 내년 걱정부터 한다.
통산 타율 2할5푼4리의 유격수 심우준이 4년 50억원의 조건으로 한화에 가자, 내년 FA가 되는 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벌써 몸값이 ‘8자’로 뛰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박찬호는 지난 시즌과 올시즌 2년 연속 풀타임 3할 유격수가 됐다. 가상스포츠 각 팀마다 유격수 난이다. 당장 심우준을 내준 KT를 시작으로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등이 마땅한 주전 유격수감이 없다. KIA도 당연히 박찬호가 필요하다.
박찬호만큼 ‘두근두근’ 할 선수가 KT 강백호다. 강백호 역시 예비 FA다. 그동안 사건, 사고에 휘말리기도 했고 기복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팀에 가든 중심 타선에서 상대 투수를 압박할 수 있는 강한 타력을 갖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2022, 2023 시즌 부진을 떨치고 올해 26홈런을 때렸다.
타격이 완전히 정상 궤도에 진입했는지는 내년 시즌을 봐야겠지만 그의 가치가 올라간 건 포수로 활약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ABS 시대 포수의 프레이밍 중요성 등이 떨어지며 강백호가 포수로 출전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잘했다. 시즌 내내 풀타임 주전 포수로 뛰기는 힘들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경기에 포수 출전이 가능하다. 경기 후반 포수 마스크를 써줄 수 있다면, 사령탑의 경기 운용 폭은 매우 넓어진다.
FA 시장에서 경쟁이 붙으면 몸값은 상상 이상으로 올라간다. 라이브 배팅 전략 정말 꼭 잡아야 할 선수라면, 다년계약이라는 과감한 투자가 오히려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물론, 다년계약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무리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선수들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고 해당 포지션 대체 자원이 있다면 무리한 투자보다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 선수들이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지켜보는 것도 나쁜 선택이 아닐 수 있다.